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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던 것들이 파괴되는 '소멸세계' 리뷰, 줄거리

북리뷰

by 온도(on-do) 2024. 2. 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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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0. 책 정보
1. 줄거리
2. 감상평
3. 작가 소개

 

 
소멸세계(양장본 HardCover)
《편의점 인간》으로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무라타 사야카의 2015년작 『소멸세계』. 아쿠타가와상 수상 이후 다시 주목을 받은 작품으로 저자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사회적 편견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작품이다. 작품 초기부터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한 의심, 특히 성과 여성이라는 것의 위화감 등 이른바 상식이라 불리는 것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주제를 다뤄온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우리가 본능이라 믿어온 결혼과 출산, 그리고 가족이라는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한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많은 남성이 전쟁터로 징용되면서 태어나는 아이의 수가 극단적으로 줄어든 평행세계. 이곳에서는 더 이상 섹스를 통해 아이를 낳지 않고, 결혼도 프로그램에 원하는 조건을 넣으면 매칭시켜주는 상대와 하고 아이는 인공수정으로만 얻을 수 있다. 비 내리는 여름날 태어난 주인공 아마네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이 인공수정이 아닌 남다른 방법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뒤로 왜 엄마는 교미를 통해 자신을 낳은 건지, 자신의 진짜 본능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사랑과 섹스에 몰두하게 되는데…….
저자
무라타 사야카
출판
살림
출판일
2017.07.28

 

1. 줄거리    ※ 결말 없음 ※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이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 '평행세계'에서는 좋아하는 마음에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과정이 아니라 결혼 프로그램에 조건을 입력하여 매칭된 상대와 결혼을 한다. 이들은 부부지만 성관계를 갖지 않으며 아이 역시 인공수정으로만 태어나는 세상이다. 평행세계에서 가족이란 부부 사이를 말한다. 가족간 성적인 느낌을 받으면 이상한 것 처럼 부부 사이 역시 그렇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벼운 스킨십 외에 더 나아가면 근친 행위라고 본다. 이들은 성욕도 대부분 혼자 해결하며 결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 혹은 캐릭터와 연애를 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세상이다. 결혼은 가족을 만들고, 재산을 관리하며 아이를 양육하기 편한 조건이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일인데 점점 결혼을 하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다. 결혼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아마네는 자신이 인공수정이 아닌 '남다른 방법'으로 태어난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을 안 이후 '교미'를 통해 태어난 자신의 본능을 알기 위해 사랑과 가족, 출산, 성관계가 소멸해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의문을 갖게 된다. 한편 평행세계는 '에덴'이라는 공동육아 실험 도시를 만든다. 에덴은 공동육아를 통해 아이들이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라면 성인이 되어서도 완벽해질 것이라는 기대로 시작되었다. 이 도시에 사는 모두는 엄마라고 불리며 인공수정을 받아 임신을 해야한다. 아마네 역시 결혼을 한 부부다. 아마네의 남편 사쿠는 다른 여자와 연애를 하고 성관계를 맺으며 가족인 아마네를 살뜰히 챙긴다. 이들 역시 에덴이라는 곳에 입주하게 되면서 조금 더 세계의 당연한 방식들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책의 결말은 다소 충격적일 수 있기에 생략하겠다.)

 

소멸세계

 

2. 감상평

 

 작가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없는 세계를 만들고 싶어 소설을 쓴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 책은 이러한 작가의 목적이 너무나도 잘 담긴 책이다. 가족, 결혼, 출산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당연한 것들이 이 책에서는 뒤틀리며 소멸한다. 너무나도 현실적인 표현들로 인하여 실제로 이런 세상이 올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도대체 정상적인 것은 무엇인지, 내가 믿어왔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의심이 생겨날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주인공 아마네를 등장시켜 마치 독자의 시선처럼 세계관을 바라보게 해준다. 그리고 아마네가 자신의 본질적인 모습과 생각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 역시 이질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와 결혼을 하고 이 사이에서 아이를 갖고 출산을 하는 당연한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결말은 다소 충격적이어서 왜 이 책이 성인인증을 해야 구매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반전이 없어도 누가 내 머리를 때린 것만 같은 충격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완독하고 나서 다시 나의 현실로 돌아왔을 때 엄청난 이질감과 불편한 감정들이 몰려왔다. 한동안 짙은 여운 때문에 혼란스러움을 느낄 정도였으니 말이다. '편의점 인간'을 읽었을 때와는 또다른 감도의 작품이어서 내 경우에는 작가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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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가 소개

무라타 사야카

 

'편의점 인간'의 작가로 잘 알려진 무라타 사야카는 편의점인간이 일본에서만 100만부 이상이 판매되고, 전세계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면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작가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 한 번쯤은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은 현실적인 소재들을 작가만의 방식으로 책 속에 녹여 담는다. '소멸세계' 역시 다른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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