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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0. 책 정보1. 줄거리 2. 메시지 3. 감상평 |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며 책과 글 쓰는 것을 사랑하는 프리랜서 작가 데비. 남편과 소소하게 일상을 보내고 열심히 프리랜서의 삶을 이어가던 중 뜻밖에 알 수 없는 우울감이 찾아온다. 단순한 무기력을 넘어서 엄청난 불안이 감정을 휩쓸고 공황 증세까지 찾아오며 일상을 이어나가기 힘든 수준이 된다. 불안과 공황, 강박증세가 계속되면서 자존감은 점점 낮아지고 잘해오던 일들도 겨우 쳐내는 상태가 된 데비에게 남편은 상담과 진료를 제안한다. 하지만 자신이 그 정도까지의 상태라고 믿지 못하는 데비. 온전히 혼자서 고통을 감내하며 싸워보려 하지만 커리어 문제, 부모님과의 갈등 등 스트레스는 점점 심해지기만 한다.
결국 혼자서는 이겨내기 힘들다는 생각에 어렵게 용기를 내어 상담을 신청하게 된다. 도움의 손길을 통해 마음속 깊이 자리하고 있던 어두운 내면과 마주하며 비로소 데비는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그동안 털어놓지 못하고 끙끙 앓던 일들을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힘든 순간에 지치지 않으려 스스로를 다독이는 노력들을 통해 차근차근 엉켜있던 마음을 풀어나간다. 또한 데비는 늘 본인을 희생했던 삶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위한 일들을 해나가려 노력하기도 한다. 아무리 바쁜 와중에도 산책을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안될 것 같은 일은 똑 부러지게 거절하며 점점 나를 위한 일상을 찾게 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데비는 지독히 괴롭혔던 불안들을 하나씩 떨쳐내며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치유하면서 좀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은 온다. 가족과의 갈등, 엄청난 무기력감, 직장 혹은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 주변 관계에 대한 어려움 등 주인공 데비가 겪은 일들은 특히 치열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히려 버티고 버티다 지쳐버리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데비 텅의 카툰 에세이 '버거운 세상 속 부서진 나를 위한 책'은 온갖 부정 속에 갇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위로와 공감이 되는 책이다. 작가는 본인이 직접 겪은 일들을 통해 누구보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독자를 위로하려 한다. 힘든 시간을 겪고 이를 극복하는 치유의 과정들을 따뜻한 그림체와 섬세한 표현으로 담아냈다.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많은 공감을 느낄 수 있으며 어느새 잔잔한 위로를 받게 된다. 작가는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데비(과거의 작가)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괜찮아질 수 있다는 격려와 위로를 전하고 있다.
INFJ 작가 데비 텅의 카툰 에세이 시리즈 중 최신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데비 텅 작가의 카툰 에세이를 좋아한다. 솔직하지만 담백하고, 따뜻한 그림체와 표현들이 마음에 든다. 특히 이번 작품 속 이야기는 데비 텅 작가가 직접 경험한 어둡고 힘들었던 시간들에 대한 내용이기에 조금 더 사실적이면서 진실된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전작이 따뜻하고 포근한 감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면 이번 책은 깊숙한 내면의 우울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정작 아무렇지 않은 나도 책을 읽으며 동화된 듯 우울해졌으니 말이다. 그만큼 묘사와 표현이 풍부하고 디테일하다.
상담치료를 통해 조금씩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는 데비를 보며 과연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는 위로와 긍정의 말들을 쉽게 전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한 없이 냉정하고 독한 말들을 뱉어내곤 한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결국 우울감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의 감정이다. 내가 어떻게 마음먹는지에 따라 많은 것을 바꿔낼 수 있다고 본다. 힘들고 지쳐도 긍정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하나씩 헤쳐 나갈 때 변화의 틈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용 중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 데비가 남편에게 "날 비판하는 것은 이제 그만할 거야. 자신감을 갖고 날 믿어 보려고!"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이때 남편이 데비에게 "이런 사람이 아니면 저런 사람이 될 거라고 말하는데 그냥 둘 다 하면 안 돼? 둘 다 갖고 있어도 될 것 같아."라고 말한다. 나는 이 장면을 통해 정말 내가 참 단순하고 시선이 좁은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어느 모습이든 모두 나인데 애써 한쪽 모습만 수용하려고 반대의 모습은 부정하는 것에 대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진정 나를 돌아보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면 나에 대해 부정하는 시선을 거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힘든 일이 생기고 잘 풀리지 않는 날이 다가온다. 그러나 이제는 다 지나갈 것을 알고 나를 믿으며 한 걸음씩 발을 데는 주인공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모두가 그렇다. 힘든 일, 기쁜 일 다 지나가는 일이다. 너무 많은 생각과 고민, 걱정에 사로잡혀 지나갈 것들도 꼭 붙잡고 다가올 미래 따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조금은 내려놔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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